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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쥐도 새도 모르게 바짝 붙어내 뒤를 따르는 황혼의 그림자가 어느 때는먼저 앞을 가고 있기도 합니다. 불쑥 나타나는 녀석을 담았지요. 아주 자연스러워 보이는 앞뒤의 그림자.빛이 내게 주는, 결코 어둡지 않은 확실하고 분명한 선물이지요.선물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2024.11.29 -
초저녁.
사방이 어두워지는 주차장에서도진행을 알리는 녹색 봉이 오늘을 정리하고 내일이 오는 것을의심하지 말라는 듯 당당히 서있습니다. 의식의 닫힘과 열림은 수없이 반복되며우리 곁을 떠나가기 마련이지만가슴의 그것들은 어둡지 않도록 해서늘 밝아 있어야 합니다.우리 몫을 어떻게 받느냐입니다.
2024.11.28 -
아침 첫눈.
이른 아침 금년의 첫눈이 옵니다.밤 사이 눈이 내렸는지 오전 눈은 그쳤지만 앞산 운무실에제법 하얗게 쌓인 것이 좋아 보였고마을에는 쌓이지를 않았습니다.새로울 것 없으며 겨울이든 여름이든평화의 중심은 내가 있는 이곳으로부터 흔들리지 않고 찾아오는 작은 평화입니다. 오후, 친구들과 백양 다녀오는 길의 눈보라가고통스럽지 않은 겨울 불꽃이기도 했지요.
2024.11.27 -
빠져드는 화면.
밥은 다 먹었을까요?봐야 하는 어떤 프로그램의 시간이 돼서먹는 일에는 관심 없을까요? 거치대는 아빠가 준비해 두었겠지만도대체 어떤 프로그램이 아이의시선을 고정시키게 하는지는 모릅니다.아이의 건강과 자존을 위해서하고자 하는 아이의 뜻을 받아야 하는지. 아이의 객관적 사고방식이 형성된 다음인성과 개성에 도움 되는 화면에 접근해도늦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2024.11.26 -
방파제 산책.
늦은 가을볕과 바람 속에점심식사 후 한 잔의 커피를가볍게 들고 바다를 가로지르며쉬엄쉬엄 걷는 두 노친네의 모습이 바람의 자유를 보여줍니다. 떠나든 머물든 주위의 시선을 접고 노친네의 오늘 하루 시간을 알뜰히 갖는황혼의 시간이 좋아 보였습니다. 먼 수평선 묵직한 힘이 눈으로 듭니다.
2024.11.25 -
담쟁이 덩굴.
내 집 담쟁이덩굴만큼 무성히 자라지는 않았어도 포근히 감싸주는 것이 집 안에까지평화를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오래전부터 내게 적은 에너지를 주며꽃필 무렵이면 많은 벌들도 찾아주는 내 집 벽의 담쟁이덩굴과 함께 사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과 고마움을 가질 수밖에 없지요.
202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