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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가을.
어제, 백양의 단풍도 예년 같지 않았고마을 주변의 가을도 흐지부지합니다.밤에는 추워졌고 이러다 느닷없는 겨울눈이 올 것도 같습니다. 담장의 담쟁이넝쿨 어린잎이 크지도 않은 채 가을의 끝물이라는 듯남은 가을을 보여주고 있네요. 예약하지 않아도 매년 찾아주는 가을.몇 번 그 고마움을 갖게 될 것인지.
2024.11.12 -
아름다운 동행.
몸이 조금 불편했어도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친구들과일 년 여의 시간을 함께 나눴던 때가보람 있었으나 친구들이 빠져나가서폐강된 지가 벌써 9년이 지났습니다. 장애인을 이곳으로 출퇴근시키는 지금, 옛 시간을 돌아보는 오후의 늦은 시간에한 명 한 명 그 친구들의 얼굴이 보입니다. 재미나게 열심히 그렸던 그 친구들이지금은 아마 그림 그리기를 당연히손 놓았으리라 생각하게 되네요.
2024.11.11 -
괭이밥 씨.
오늘도 열댓 송이 노란 꽃을 피운,봄 여름 많이 보인 작은 괭이밥꽃은 이제 키 높은 씨방으로 탈바꿈하고할 일 다한 듯 뽐내고 있습니다. 다음 주쯤 씨방을 순간 터트린다면작고 작은 까만 씨앗들은 사방으로 흩어져엄동설한을 견디고 봄에 싹을 보입니다.하얗게 삼각으로 벌어져 남은 껍질은 마치비행기를 닮아 보이기도 하지요. 녀석을 들여다보며 빙긋이 웃게 되는오늘 하루도 내게는 축복이랄 수 있지요.
2024.11.10 -
아이스크림.
특별한 먹거리가 아니고는계절음식이란 따로 없습니다.여름에 즐겼던 냉면도 아이스크림도겨울철에 다들 즐기니까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언제부터인지 모르나 누구나 다들차갑고 달콤한 향과 맛에 빠져있지요. 그 시간에 빠진다는 일은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2024.11.09 -
그라운드골프장.
날이 싸늘해졌고 바람도 차가워졌지만 해가 짧아져어르신들의 경기 모습이 보이지 않네요.늘 북적이며 웃음소리 많던 강변의 그라운드골프장이 겨울 오게 되면개점휴업 될 수도 있겠으나건강을 위해 가끔은 찾아주기 바랍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더 가까이한다면건강과 평화의 중심을 잃지 않으리라.삶의 작은 불은 우리를 더 밝게 해 줍니다.
2024.11.08 -
대봉도 화났다.
누구처럼 엉뚱하고 못된 녀석을 티브이에서나 보게 되듯이 이 가을에 보는 하나의 대봉 형태가 몹시 사나워 보입니다. 하나의 굵은 대봉이어야 하는데왜 화가 난 것인지 감에서는 볼 수 없는날카로운 세 개의 발톱을 디밀었네요. 전두엽 부족한 그 녀석을 할퀴려는지. 스러지지 않는 식물의 생명은 영특하며인간보다 오랫동안 버텨오고 있습니다.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