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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휴식.
때로는 쉼 없이 움직이는 조급함을비워둬야 할 시간도 필요하지요. 시선을 움직이며 두리번두리번 싸목싸목 걷다가 잠시 쉬는 때의 가벼운 음료 한 잔은 자신의 머릿속을정리하는 짧은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찻집에 들어앉아 보내는 긴 시간보다는거리의 짧은 수다도 좋습니다.
2025.02.03 -
무지개 손짓.
빛은 허상입니다.없는 듯 보이는 무지개가날더러 달려오라는 손짓을 하네요. 뛰어 가본들 잡을 수 없지요.가다가 비틀거리고 넘어져도 붙잡고 싶다는 충동은 모두들 같으리라 생각합니다.아름답지만 허상의 무지개니까요. 보는 순간 아름다움에 감동을 받는우리 앞의 무지개는 다시 사라집니다.
2025.02.02 -
겨울 자전거.
자전거에서 내리는 아저씨의찻집 앞 동작이 굼떴습니다.눈길이 미끄러웠을 텐데 혹시 오는 도중 넘어지지는 않았는지마스크를 벗는 얼굴의 추운 표정을걱정하며 유심히 살폈지요. 괜찮습니다.젊음에서는 움츠림도 있을 수 없지요.손 발이 좀 시리면 어떻습니까.어떤 약속 있어 찻집에 들른다는 것이 뜨거움을 갖는 시간입니다.
2025.01.30 -
설날.
가을까지 앉아 쉬던 의자에 눈이 쌓이고 녹고를 반복해 이 겨울에는 앉아 쉴 수 없습니다.의자도 차갑지 않고 마당의 잔디도 푸른 싹 오르는 춘삼월이 와야 앉게 되겠지요. 그치지 않는 눈 속의 설날이 고요하고 차갑습니다.한 분 계신 집안 어른께 인사드렸고눈이 쌓였어도 서삼면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몸과 마음이 차갑게 변하는 세상이지만모든 이의 마음만은 더 따듯해지기를.
2025.01.29 -
어젯밤 풍경.
여름 소나기에는 보이지 않았을,자정 무렵 귀가 길에 갑자기 퍼붓는함박눈의 풍경이 좋았습니다. 조용한 물류창고 앞의 가로등이함박눈의 흩뿌림을 돋보이게 했지요.집에 도착할 즈음은 눈이 멈췄고잠시 본 멋진 눈보라의 한 장면은다시 볼 수 없습니다. 뜻하지 않게 자연이 준 한 그림은어떤 모습으로든 지나가고 맙니다.
2025.01.28 -
새로운 산책길.
해안 절벽 위의 산책에서 보는드넓은 바다가 시선을 더 맑게 하며환희와 기쁨까지 끌어주었지요. 잠시지만 새로운 체험에서 갖게 되는,살아 있으며 생기 있는 시간들은더 깊고 필요한 우리들의 것이어야 합니다.되돌아보는 즐거움까지도. 뚜렷한 빛아래 조용하며 섬세했던그날의 산책은 다시 와도 좋습니다.
2025.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