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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과 샛별.
초승달 옆의 보일락 말락 한 샛별.음력 초 해 질 무렵에 동시에 나타나서쪽 하늘의 무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맑은 하늘에 한 점 구름 들러리도 없기에눈에 띄어 가슴으로 들어왔지요. 이 시간만큼은 어떤 것도 바랄 수 없습니다. 볼 수 있다는 것과 황홀하며 짧은 이 시간이 오늘 내게 있다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요.
2024.11.06 -
남천의 빗물.
떨어지는 원형의 빗물이 잠시 쉬며남천의 가을잎에 방울 맺혀 있습니다.렌즈가 되어 세상을 보고 있겠지요.비 맞고 후줄근한 나를 봅니다. 그래도 맑은 공기 속에 서있기에후줄근함을 보상하듯 가슴이 흐리지 않고 부드러움으로 가득 채워지는 소중한 시간이어서 다행이지요. 남천의 잎이 떨어지지 않는 다음 달에는하얀 겨울눈이 소복이 쌓일 것입니다.
2024.11.05 -
깃발.
해가 질 무렵 국기 하강식이 있을 땐길을 걷다가도 국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얹고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서있었던 그런 날.형식적인 그 행사가 사라졌으나해지는 석양의 깃발들이 어둠 속에묻힌다는 것이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국기와 국가의 날들이 어둡지 않으며늘 밝은 희망으로 가득 차기를 바랍니다.온전하지 않다 해도 평화를 열망하는상처 없는 우리의 깃발이기를.
2024.11.04 -
서문 은행나무축제
도시인을 모이게 하는 일은활력을 주며 보기에도 좋습니다. 11월인데도 은행나무 잎은 아직노랗게 물들지 않았지만 거리의 풍경이저물어 가는 가을에 어울렸지요. 쉬엄쉬엄 걸으며 젊은 기운도 받았습니다. 앞쪽 무대 공연이 볼만했습니다.앉아서 공연 즐기는 관객의 가을 여유.
2024.11.03 -
황룡강변 꽃길.
일상에서 누구나 바라는 것은부족함도 없고 어려움도 닥치지 않는꽃길 만을 걷는 일이겠지요. 잠시 그것들을 보상해 주는 것 같은황룡강의 꽃길을 가만히 걸어 봅니다.끝 보이지 않는 꽃길에 핀가을꽃들이 참 많기도 합니다. 이쁜 꽃들만큼 걷는 사람도 많기 바라지만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지요.
2024.11.02 -
나비와 벌의 주검.
삶과 죽음의 속도를 조정할 수 없는모든 생명체를 보는 것에서우리들 생각의 속도 또한 늦춰야 합니다.앞서거나 뒷서거나가 아닙니다. 지금 살아있는 심장의 박동을 느끼며 홀로 남아 있지 않다는, 오늘을 인식하는 시간의 속도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궂은비 종일 내리는 11월 첫날.부족하고 소외되었다는 삶의 단면도나비와 벌의 주검에 다를 바 아닙니다.
2024.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