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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곳.
강변의 바람에 차가움을 느낄 때는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햇빛을 피해 다리 아래서마주 앉아 담소 나누는 다정한 모습의 한 여름 풍경과 사람들이 눈에 선합니다. 습기와 빛으로 더욱 뜨거웠던 지난여름,차가운 칼바람 맞으며 춥게 보내야 할 겨울.분명한 사계절을 갖는 우리의 환경에불만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2024.10.26 -
듣고 보고.
쉼 없이 움직이는 겨울 영상과마음을 차분히 가라앉게 하는 섬세한 연주를 듣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편안합니다.춥고 오그라드는 겨울 추위는흩어진 머릿속을 상쾌하게 하며 긴장을 놓지 않게 하는 마력이 있지요. 비록, 흐르는 영상과 연주지만요. 머지않아 걷게 될 축령의 편백 겨울숲을 상상하며불필요한 잡생각을 털어내는 시간을 잠시가진다면 무언가를 움켜쥐는 셈이겠지요.
2024.10.25 -
떨어진 꽃잎.
한 달 동안 은은한 향을 주더만네 잎의 하얀 꽃이 떨어지면서부터는은목서의 향도 약해졌습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에게빛나는 시기는 있습니다. 지나가고 저물어 가는 각자의 시간이빛났던 예전의 일들에 비할 수 없지만꽃잎 떨어진 이 모습도 아름답게 느끼듯약해진 각자의 작은 향도 지켜내야 합니다.
2024.10.24 -
대추 말리기.
기억의 맛을 끄집어내고신선한 생기를 가지려는 우리의일반적 욕구는 거부하지 못합니다. 어머님이 주신,인삼과 대추를 푹 다려 오랫동안을신선하게 먹게 해 주셨던 그 기억과특유의 맛은 이어지고 있습니다.벗어날 수 없는 맛.남아있는 내 시간의 한 부분을크게 차지하는 인삼과 대추의 시간도나를 거듭나게 만들어 줍니다.
2024.10.23 -
가을비의 대봉.
이삼일 후면 더 붉어지고 투명해 보이는 홍시가 되겠지만 비도 맞고 햇볕도 받아야특유의 대봉 단맛이 깊게 듭니다. 남은 이십여 개의 대봉 홍시를 이달 말까지한두 개씩 따내면 가을이 끝나겠지요.맛난 홍시는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무엇을 마주 본다는 길지 않은 시간에도종일 비 내리는 하나의 이 풍경을 가슴에 담아일상의 신성함으로 채워가야 합니다.
2024.10.22 -
강아지풀.
소위, 순광이라는 밋밋함은사소한 사물이 아니라 해도 고유의작은 에너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주변의 빛을 가려주는 듯한 역광에서는 풍경의 깊이와 작지만 강아지풀 자체의역동성이 하나하나 보입니다.꼬리 흔드는 이쁜 강아지들.땅구를 데려 와 함께 산책했더라면녀석들이 더 반겼을 테지요.
2024.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