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의 눈.
2018. 4. 7. 17:12ㆍ카테고리 없음
바람이 불지 않으며 적게 내린 눈은
한겨울 높은 산에 피는 상고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지난 춘분에 내린 마을의 눈을 담아뒀지요.
많이 내리지 않았어도 이만하면 충분한 눈입니다.
밝고 조용했던 기억입니다.
빗방울로 우리 앞에 떨어져도
흰 눈으로 우리 곁에 내려와도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하늘이 우리에게 주는 생명의 물을
닫혀진 마음 없이 감사히 받아야 합니다.
지상에 살아있는 모든 영혼들은 눈과 빗물과 함께
보이지 않는 어디로인가 증발하고 마니까요.